서울시의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인 ‘기후동행카드’를 사용하면 자동차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. 이를 통해 ‘기후동행’이라는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.
2024년 4월 23일 시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 2017년부터 특허를 받아 단독으로 운영해 온 ‘자동차 대중교통 이용 할인 특약’에 기후동행카드를 접목했다. KB손보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86%를 차지하는 이른바 ‘빅4’ 보험사 중 한 곳이다.
이 특약은 대중교통(버스·지하철)을 이용한 교통카드 실적이 가입 직전 3개월 12만원 이상(부부한정특약은 24만원 이상)인 경우 8%, 6만원(부부한정특약은 12만원) 이상이면 5%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.
이용 가격이 기준이라 기후동행카드는 따릉이를 포함하지 않은 6만 2000원권을 한 달만 이용해도 5%, 두 달 이용 시에는 8%의 보험료 할인이 가능한 셈이다. 이 특약은 KB손해보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교통카드 이용 실적을 조회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.
KB손보는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을 개시한 지난 1월부터 바로 적용이 가능하도록 기술적 방안을 구상해 왔다. 그러다 자사에서 이용 실적을 수치화하는 데 사용하는 충전식 교통카드 ‘티머니’를 기후동행카드도 활용한다는 데 착안해 이를 대중교통 이용의 근거자료로 쓰고 있다.
서울시도 이 같은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. 기후동행카드는 단순한 대중교통 가격 할인뿐 아니라 ‘기후동행’이란 이름에 맞게 대중교통 이용량을 늘려 승용차 사용을 줄이는 것이 기대 효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.
실제로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사용 이후 승용차에서 대중교통으로 전환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.
시가 지난 3월 8~11일 기후동행카드 이용자 28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용자의 4%인 127명이 ‘상시 이용하던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월 20회 이상 이용했다’고 응답했다. 기후동행카드 평일 사용자가 평균 50만명임을 감안하면 4%에 해당한 2만명이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했다.
이를 통해 두 달 만에 20년산 가로수 43만 그루를 심은 수준인 3600t 가량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. 시는 장기적 관점에서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인 ‘D티켓’ 도입 후 8%의 전환율을 보인 독일의 수준까지 대중교통 이용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.